첫강의 그리고 해방
 laopassana  | 2010·08·26 09:45 | HIT : 1,994 | VOTE : 192 |
미국 도착 이후 어제까지, 아니 그보다 훨씬 이전인 5년간 재정지원을 약속하는 합격서한을 받았을 지난 봄부터 계속 신경이 거슬렸던 부분은 내가 처한 '조건부'적인 상황이었다. 재정지원을 받으며 내가 주로 학교에서 해야 할 일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인데,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인 학생은 학교에서 주관하는 '스피킹' 테스트를 보고 일정점수 이상을 취득해야 최종적이고도 공식적인 강의자격이 주어지게 된다. 그래서 티칭을 앞둔 학생은 일단 시험을 치르고 그 결과에 따라 해야 할 일이 결정되는 것이 보통의 경우라 한다. 그러나 여기 도착해 학과에서 일을 진행시키는 모양을 보고 있으니, 다른 보통의 경우와 꽤 다름을 발견하게 됐고, 이후 나는 상당히 어리둥절해하며 '자세'나오지 않는 생활을 한동안 해야 했다.

한국에서 출국하기 전에 이미 강의 시간표에 내 이름은 올라가 있었고, 오자마자 교재도 수령하고 신입 티에이들 오리엔테이션과 첫수업 날짜까지 모두 나와 있었는데, 정작 시험일은 개강 바로 전 금요일로 잡혀 있는 것 아닌가. 빨리 시험 치르고 결과 확인하려 예상보다 일찍 출국도 하고 했던 것이었는데, 과에선 개강직전 금요일 말고는 시험을 치를 수 없다는 입장을 계속 고수해 할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시험을 보고 결과가 나오려면 보통 일주일 혹은 그 이상이 소요된다고 봤을 때, 이렇게 되면 나는 몇번의 수업을 무자격 혹은 무면허로 하게 되는 셈인 터라(아니면 중간에 그만두고 다른 사람으로 대체되거나?), 매우 요상한 시츄에이션이 되어버리고 만 것. 상황이 이러하니 시험 주간에 행해진 오리엔테이션 내용도 내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을 듯해 잘 소화되지도 않고 신입 동료 티에이들과의 관계도 살짝 소원해짐도 느끼는 등 이래저래 오만가지 상상을 통한 부작용과 후유증으로 몇주를 지낼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어제 첫 수업을 앞두고는, 시험결과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만 머릿속에서 반복되는 바람에, 그야말로 극심한 피로와 긴장감이 몰려와 50분 수업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는 것같다.

수업이 한참이 지난 후 열어본 학교메일함에는 과 직원이 보낸 테스트결과가 일찌감치 도착해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최악의 시나리오는 그저 상상에 지나지 않았음이 확인됐고, 도착시점 또한 이른 아침이었으니 결과적으론 자격을 얻고 난 이후 행한 강의라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이로써 오랫동안 나를 짜증나게 하고 초조하게 만들어 정이 잘 가질 않았던, 컴퓨터를 상대로 한 모든 종류의 시험과 작별을 고하게 된 듯해 상당히 홀가분하다.

만에 하나, 만만에 하나,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시험에서 훌러덩 미끄러져버렸다면 어떤 일이 발생했을지 상상해보니, 얼굴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화끈거린다.

첫강의라 매일매일이 아주 분주하지만, 이번 학기는 이렇게 하루하루를 연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젠 좀 '정상적'으로, '스따일'도 좀 부리며 지낼 수 있을 것가따. 아, 그동안 뜻하지도 않게 정말 ㅎㄷㄹㄷ.

finching 강의는 시작되었는데 '강의 자격'을 시험하는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라...이거 참, 이상한 시스템이네요. '미쿸' 대학에선 그런 이상한 행정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더만...ㅋ 여긴 뜬금없이 '추석연휴'에 결손된(?) 수업을 '보강'하기 위한 날짜가 12월 종강 이후 사흘간으로 학사 일정에 공지되어 황당해 하는 중...ㅋ

10·08·27 12:39 삭제

laopassana 네, 아마도 제가 좀 이상한 과정을 거쳐 공부를 하고 있어 그러지않나 싶네요.^^;; 계속 '이상한' 기록을 세워나가야 할까봐요!ㅇㅋ 한국의 이번 추석연휴는 말그대로 '대박'이던데, 그 무슨 황당한, 정말 쿨하지 못한 보강대책이랍니까? 혹, 총장(들)도 푸른기와집 쪼인트 맛을 알게 된 걸까욤?ㅡㅡ;;;

10·08·28 04:40  

손호경 근성오빠!!!ㅎㅎㅎㅎ 이제서야 오게되었네요 ㅎㅎㅎㅎ 어디에 글을 남겨야할지 몰라 우선은 댓글 형식의 짤막한 인사하고 가겠습니당 ^^ 잘 도착하셨죠? 늘 건강하세요 !!!

10·09·03 01:05 삭제

laopassana 호경양~! 나도 이제서야 답글 남기게 되네 ㅇㅎㅎ 출국하기 전에 보지 못해 두고두고 아쉬울 것 같다. 신아랑 사이좋게 잘 지내고. 하(고 싶어하)는 일도 잘 되길 바라공. 고마워, 연락할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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