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야 멈추어다오
 laopassana  | 2007·12·05 11:55 | HIT : 3,843 | VOTE : 243 |

다짐을 했고 후회를 했고 뼈저리게 깨달았다.

다시는 학기말에 발제를 하지 않겠노라고.

땡스기빙 연휴 뒤에 잡혀 있는 발제로 인해 연휴를 어정쩡하게 보내기도 하였거니와 교수의 갑작스런 스케줄 변경으로 발제가 일주일 뒤로 연기가 되고 보니, 기말 페이퍼 쓸 시간에 발제 관련 자료를 계속 붙잡고 있을 수밖에 없는 요상망측한 일이 벌어져 열흘 안에 페이퍼 세개를 작성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우리말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나, 여기 언어의 유창함도, 속기사 자격증도 없는 내게 지금 상황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가혹하다. 흑

그나마 다행이었던(과거형이다...앞으로의 문제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않는!) 것은, 오늘의 발제가 불러온 결과물이다.

평소 칭찬에 인색하기로 유명한데다가 학점을 짜게 주기로 소문이 난 대학자 겸 노교수의 발제에서 한 건 올렸다는 사실. 이 교수 수업의 발제는 개인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그룹 발제였기 때문에 구성원들 모두에게 한 말이었음이 틀림없긴 하지만, 그동안에 있었던 그룹 발제에서 그 어떤 칭찬이나 코멘트도 하지 않았던 그 교수 입에서, "good, very good" 이란 말이 나와 다들 저으기 놀라는 분위기였다. 수업이 끝나고 동료 학생들에게서도 발제가 좋았다고 이야기를 들으니 그제서야 실감이 되기 시작하더라니.

하긴 한 달 전부터 메일을 주고 받고 논의에 논의를 거듭하며 나누고 정한 발제라 그럴 가능성이 좀 있기도 했고, 구성원들이 다들 내공이 출중한 친구들이어서 초짜인 내가 많은 덕을 본 것이 사실이긴 하다. 어쨌든 난 중간 페이퍼에 대한 혹평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터라, 기말페이퍼와 비슷한 비중을 가진 발제를 앞두고 제대로 긴장을 한 나머지 다른 페이퍼에 대한 시간 배분과 투자를 전혀 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깐깐한 교수 수업의 발제를 멋지게 해치워 버린 날에는 기분좋게, 푹 쉬어 줘야 하는데, 당장 제출해야 할 기말페이퍼들을 생각하니 기분이 참 이거 뭐라고 말할 수 없이 복잡미묘 암담처참 뜨뜨미지근하구나.

잠도 못 자고 바짝 긴장한 몸으로 수업이 가장 많은 날을 헤치고 나와 앉아 있으니 스르르 땅 속으로 가라앉을 것만 같다. 가라앉을까?

진퇴양난 사면초가 딜레마...해결책은 단 하나! 내 평생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는 기한연장 카드! 협상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이다만, 기한에 맞춰 내다가는 부실공사가 뻔해 보이므로...당연히 감점도 있을 텐데...아이구 이거 어쩐다냐.

난 몰라~~아~~하하아~~학기야~~~하~~아~~멈추어 다~오~~학기야~~멈추어~다오~~

암튼간 발등의 불 모드가 확실하닷. "불 좀 꺼 주세요~~!" "거 옆에 소화기 있잖소. 그 옆에 물도 있네." "아, 예..." ^^;;


finching 발제 스케줄 잘 짜는 것도 요령 중 하나. 대학원 댕기면서 뭘 배우셨나그래...?^^;;; 그래도 깐깐한 교수 발제를 무사히 끝냈다니 축하! 남은 기말 페이퍼도 무사히 쓰게 되길 기원해요.^^ 발등의 불도 자꾸 나다보면 굳은 살 생겨서 괜찮답니다.ㅎ

07·12·08 16:46 삭제

laopassana 핫, 방금 첫 페이퍼 내고 왔어요. 금요일까지 두 개 남았네요. 계산해보니까 이틀에 하나 꼴로 쓰고 있다는... 저 정말 미쳤나봐요, 그것도 단단히. ㅡ.ㅡ;; 그 문제의 발제를 마치고 나니깐요, 글쎄 저를 대하는 동료 학생들의 태도가 달라지는 거 있죠. 웃기기도 하고, 뭐 복잡미묘한 감정이 요동을 치더라구요. 그럼 전 이만 나머지 발등의 불, 끄러 갑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07·12·11 04:20  

LSetxiur QOHyMCHo

10·07·27 12:46 삭제

AsgTguD IEilENDz

10·09·15 15:03 삭제

     
  겨울인가 [10]  laopassana 08·01·10 2565
  외도 [197]  laopassana 07·11·20 2360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GGAM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