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laopassana  | 2008·05·03 15:27 | HIT : 4,261 | VOTE : 409 |
낯선 곳에서 생활한 지 어느덧 9개월이 지났고 조금 있으면 두 학기 수강을 마무리하게 된다. 지난 학기의 재앙을 교훈삼아 발제를 일찍 끝내, 중간에 약간(!) 늘어지는 감이 있긴 했지만, 기말 페이퍼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혼자 좀더 공부를 해보겠다고 능숙한 솜씨(?)를 발휘해 예정된 데드라인을 엿가락처럼 쭈욱 늘려 놓았고, 그 덕에 다 읽지도 못할 참고문헌들만 일단, 대량 확보해 놓았다. 학기 마무리를 위해 남은 것은 다음주 마지막 수업과 문헌들 읽고 페이퍼 쓰는 일. 아, 학부생들 채점도 남았구나, 쩝...

방학을 좀 더 알차게 보내고자 기껏 생각해낸다는 것이 계절학기 수강. 등록과 수강신청을 마치고 수업 준비를 위해 담당교수에게 메일을 보내 놓고 답메일을 기다리는 중이다.

며칠째 아래층 녀석의 고성방가성 새벽 통화로 인해 수면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열흘만 있으면 영원히 볼 일이 없다는 기정사실을 위안삼아 스스로를 다잡고 견뎌내고 있다. 정말 다시는 마주칠 일이 없기만을 바랄 뿐이다. 얼마 전 수업시간에 텍스트 한 대목을 읽은 녀석에게 담당교수가 "아름답게 잘 읽어주었네요"라고 독려를 해준 일이 있었다. 내게는 거의 '악마'의 목소리였는데, 수업시간에 듣는 녀석의 목소리는 정말 고문에 가까운 형벌이었는데 말이다. 사람은 일단 같이 살아봐야 하는 일인가 보다. 어쨌거나 정말 간단다. 부디 그 고성방가 본능을 버리지 못해 험한 꼴을 당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누가 입주할지는 모르겠다만, 새로 들어오는 사람과는 친하게 지내고 싶다. 가장 가까울 수 있는 아래층 이웃과 추억이 없으니 지난 9개월이 좀 황량하게 느껴진다. 그치만 인생사 새옹지마라 두고 봐야 할 일이겠지.

녀석의 귀향이 결정됨과 동시에 룸메를 들이기로 하였다. 컴퓨터를 전공하고 한국어를 구사하는 젊은 청년과 8월부터 6개월을 같이 지내게 되었다. 렌트비 절감보다 더 반가운 것은 김군의 새빨간 도요타 자가용이다. 장을 보기 위해 가방 속에 가방을 준비해 가는 일도, 버스 시간에 쫓겨 물건을 사는 둥 마는 둥 정신없이 구는 일도, 택시를 이용하기기 위해 기약없는 시간을 허비하는 일도, 이젠, 당분간, 안녕이다. 환영한다, 자가용을 가진 그대. 8월이여 어서 오라~!

이곳 날씨는 매일 인터넷이나 방송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도대체가 종잡을 수가 없어 사람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재주를 지닌 듯하다. 스타킹이나 아메리칸 아이돌에 나가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2주 전에 반팔 차림으로 나다녔는데 어떻게 2주 만에 다시 겨울 외투를 꺼내들게 할 수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란 말이다, 야야, 쪼옴~!

공부는 머리 속에서 체계를 잘 잡아가고 있는 듯한데, 그 아름다운(?) 내용이 밖으로 나서기를 꺼려하고 있다. 몇번 외출했다 안 좋은 경험이 있는지 당분간 은둔하며 기회를 엿보는 형국이라고 하면 좀 거시기하려나? 첫학기에 약간 들뜨고 도전적이었던 모습에 비해 많이 차분해지고 겸손해졌다고 가끔 자평을 하곤 하는데, 이 겸손과 차분함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발전되길 바라며 칼(?!)을 가는 중이라고 해두어야겠다.

다시, 2주 후, '해튼이'와의 해후를 앙망하며!

finching 사람은 늘 '변화'하는 존재니까요. 아무쪼록 앞으로의 날들이 지나온 날들보단 훨씬 편안하고 행복하고 또한 알차길 기대해요. 칼도 점점 날카로와졌으면...언제 꺼내더라도 확 다 죽여버릴 수 있도록....!^^

08·05·12 14:45 삭제

laopassana ㅋㅋ 절차탁마하여 1초식 안에 모두 베어버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선생님 일상에도 알차고 행복한 변화들이 많이 생기시길 바랍니다. 남은 학기도 무탈하십쇼~!^^

08·05·13 13:52  

     
  Chapter II [1135]  laopassana 08·06·23 5977
  May Day & Labor Day [321]  laopassana 08·05·02 2679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GGAM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