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laopassana  | 2008·03·03 15:19 | HIT : 26,057 | VOTE : 450 |
발제를 4일 앞둔 지금, 중고대딩 중간기말고사 기간인양 마냥 딴짓이 하고 싶어져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이런 찰나에 그나마 할 수 있는 '짓'이라곤 소심하게시리 인터넷 서핑과 홈피놀이 정도...다...

멀리서 온 친구가 열흘 간 머물다 자신의 목적지로 발길을 돌렸다. 나는 다시 혼자로 되돌아 왔다.  떠난 녀석의 빈 자리는 생각보다 훨씬 임팩트가 크고 강하다. 동거후유증인가? 아니지, 독거후유증이겠지! 뭘해도 후유증이군. 풋

지금의 추이로는 3월 안에 따뜻한 봄 구경을 하긴 힘들 듯하고, 봄방학만을 손꼽아 기다렸다가 다시 '해튼이'를 만날 기대로 몇 주간을 버텨내야겠다.

소음테러리스트 아래층 녀석과 팀발제 같은 멤버가 돼 아주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내가 팀원들에게 보낸 전체메일에 대한 답장을 유일하게 떼어먹은 되먹지 않은 녀석! 혼내주고 싶다만 그냥 참는다. 내가 받은 스트레스와 불면증 등을 고스란히 되돌려줄까도 생각해 보았다만, 상대할 가치를 이제 느끼지 않기로 했다. 이런 짜증스런 상황에 익숙해지고 둔감해지는 것이 나이를 먹어가는 증좌인가? 그렇담 좀 서글퍼지기도 하고...모르겠다.

며칠 전 영문과 노교수의 특별독회가 문득 떠오른다.

윌리암 스파노스(William V. Spanos) 1926년 생이니까 미셸 푸코랑 동갑내기이다. 푸코는 일치감치 세상을 떠났고, 이 교수는 아직까지 이 대학 특별대우교수로서 강의와 집필을 계속 하고 있다.

그는 어린 19세의 나이에 징집되어 연합군 소속으로 2차대전에 참전한다. 독일에서 적군에게 포획되어 전쟁포로가 된 바로 그날 역사적으로 유명한 드레스덴 대폭격을 경험한다. 군인과 민간인 포함 최소 10만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이 폭격에서 살아 난 그는 이후 전쟁과 야만, 문명, 실존의 문제 등에 관한 본격적 고민을 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그의 사유와 삶은 그 지옥과도 같았던 그날의 기억에 기반한다고 덧붙였다.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용어를 미국에 처음으로 소개한 비평계간지 [경계2](boundary 2)의 창간 편집인이자 상시 편집인이기도 한 그는 지속적으로 서구문명과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견지하며 강의와 저술활동을 해왔다. 다른 탈근대 이론가들과 비교해봤을 때 다소 형이상학적이며 실존주의적이어서 처음엔 좀 의아해 했었는데 수업을 듣다 보니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특히나 그 2차대전의 폭격을 겪었다니, 하이데거의 철학에 푹 빠질 수밖에 없음도 인정하게 되었고...

스파노스 교수의 드레스덴 폭격 독회는 자연스레 한국전쟁 당시 전쟁포로로 거제도수용소에 수감되었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상기시켰다. 17세의 나이에 아무것도 모르고 전장에 내몰려야 했으며 포로가 되어 인간의 권리가 모두 사라진 수용소의 참혹한 생활을 겪어야 했던. 종전이 아닌 휴전이 되어 고향으로도 되돌아갈 수도 없는 선택불가의 기로에 놓여야 했던 기이한 상황.

모두 어린 나이에 징집되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전쟁을 체험해야 했지만, 한 사람은 승전국 소속 군인, 한 사람은 전쟁이 끝나지 않은 교전국 포로였으니, 이후 구체적 삶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리라.

...슬쩍 딴짓 조금 하다가 그만두려 했는데, 이야기가 점점 더 심각해지는 듯. 이 사안은 여기서 이렇게 다루기에는 너무 크고 복잡한 문제라 서둘러 근황을 마치도록 해야겠다.

그래서 근황은 어때? 별 큰일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으니, 이 정도면 괜찮지 뭐~^^;;



finching 짜증스러운 녀석은 붙들어다 버릇을 확 뜯어고쳐주거나, 그럴 자신 없으면 무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 듯하오. 여전히 떠들어대는 모양이지요? 어찌 그리 개념없는 애를 만났냐....서양의 개인주의, 합리주의, 다 거짓뿌렁인 거 가트오. 발제 잘 하고, 건강하게 지내길. '해튼이' 만나거덩 안부도 전해주시공...ㅋㅋ

08·03·03 20:11 삭제

laopassana '걔는 내운명'인가 봐요.ㅋㅋ

발제 잘 마쳤습니다. 글빨과 말빨은 밀리지만, 생각빨(?)만큼은 절대로! 선생님 덕분입죠.^^;; 이제 학기 시작하셨으니 다소 분주하시겠습니다. 전 2주 후면 봄방학이어요. '해튼이'보러 내려갑니다. 세열이도 시간이 맞으면 좋으련만, 연락 올 때까지 기다려야겠죠, 모.

환절기 건강 유의하시고 즐거운 학기 되시길 바랍니다.^^

08·03·07 08:27  

PKtuxSZl ofWcjw

10·09·15 14:17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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