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II
 laopassana  | 2008·06·23 08:40 | HIT : 5,976 | VOTE : 469 |
순식간에 열흘이 지나가버렸다. 여기서의 열흘은 책 들여다보지 않고 지낸 열흘을 의미한다.

사실 방학이 시작되었으나 방학 후 페이퍼를 제출해야 하는 옵션을 선택한 상황이라, 딱 5월까지 좀 놀아주고 6월 초부터 빡빡한 진도표를 세워놓고 차근차근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었다. 열흘 전까진 제법 공부 물(!)도 오르고 괜찮은 상황이었는데, 역시나 사람살이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일!

이사를 하게 됐다. 얽혀있던 여러 복잡한 사정을 여기에 구구절절 옮길 수는 없고, 요약하자면 가능한 저가의 비용으로 그 이상의 효과를 얻으려는 고학생 본능이 작용한 것이라고쯤 해두어야겠다.

새로운 집의 위치는 시내 한복판이라 온갖 편의시설과 문화공간이 지척에 널려있다. 고속버스터미널까지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 앞으로 택시비 꽤나 절약되겠다. 같은과 미국인 학생(절친한 사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쨌든 전략적이고 경제적인 동반자)의 룸메가 돼 렌트비도 상당히 절약할 수 있게 됐다. 기본적으로 카펫이 깔려있고 균형잡힌 널따란 거실에, 욕실엔 욕조까지 딸려 있는 것이 이전 집과 가장 큰 차이이자 맘에 드는 부분이다.

전기와 수도 사용자 명의변경서부터 관공서 및 여기저기에 주소지 변경 신청, 인터넷 사용지 변경과 재사용  요청(역시나 미국의 일처리란 나로선 이해할 수 없는 구석 천지다. 다시 인터넷 사용하기 위해선 앞으로 열흘이라는 시간이 걸린단다. 같은 카운티 안에서, 동일한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는데도 말이다) 등등 은근히 자잘한 일들로 지나가는 시간을 넋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더라니. 덩치 큰 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책이나 개인 용품들은 아직 정리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이전 집에는 이미 구비된 가구들이 상당히 많아서 수납에 별 어려움이 없었는데, 옮긴 이곳은 아주 말끔한 진공상태의 집이라 내 짐을 정리할 수납장을 구하는 것이 우선인 상황이다.

최근의 변화를 보고 있자니, 이제 내 유학생활 제 1장이 마무리되는 소리가 들려온다. 앞으로 몇 페이지를 더 넘겨야 그 다음 장이 시작될지, 본론은 어디서 가름이 될지, 결론은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만, 제 2장으로 들어선 것은 확실해 보인다. 약 1년간의 독거생활을 마치고 낯선 외국인과의 동거생활을 막 시작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잘 아는, 혹은 잘 모르는 타인과 함께 살아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공동거주 생활이 어떤 방향으로 펼쳐질지 감을 잡을 수는 없겠으나, 혹여 난감하고 뻘쭘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그때마다 뚝 떨어진 렌트비를 떠올리며 참아야 할 줄로 안다. 이것이 아줌마 마인드고 어르신 마인드라도 어쩔 수 없다, 지금으로선.

약 2개월 전에 발권을 해서 그런지 그동안에는 그냥 그러했는데, 이제 일주일 후면 한국에서 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씩 실감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당시에도 비싼 가격으로 구입했는데, 고유가로 인해 지금 상황은 더 암담하다고 한다. 정말 세상 일을 예견하기란 참..

뜻하지 않았던 이사로 인해 펑크나버린 열흘간의 진도를 메꾸어야 뒷탈이 없을 것이므로 책을 좀 더 챙겨가 한국서 마무리를 지어야겠다. 근데 개념없는 MB 정부 하시는 꼬락서니로 볼 때 한국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지 쉬이 장담은 할 수 없겠다.^^;; 횡설수설, 중언부언 그만하고 어서 단도직입적으로다가 본론으로 좀 들어가주셨으면 하는데, 설마하니 요것이 그 유명한 서론 없는 본론이 될 확률도 꽤 높아보이고, 그것도 아니라면 김영사미에 이은 용두사미 정부가 될 상황도 배제할 수 없으니 참 답답한 노릇이다...

어쨌거나, 문자 그대로 '진짜' 이사를 했고, 7월 한달은 한국에서 가족들과 지내게 된다. 한 가름이 나도 단단히 난 시기이다. 부디 이 가름이 부드럽고 유의미한데다가 논리적인 연결이 되길 희망한다.

유영주 어?? 왜 갑자기 이사 했어??
내가 보낸 소포 제대로 받았어?? 조회 해 보니 받았다고는 하던데...
이거 보면 답글 바람....( 첨 보낸건데 못받았으면 어쩌나...0.0;;)

08·06·24 01:05  

laopassana 어, 갑자기 이사했어. 한 일주일 전에 받아서 먹을 건 아주 맛나게 먹고 옷은 이쁘게 입고 다니고 그러고 있음. 나머지도 용도에 맞게 잘 쓸게. 고마워. 전화하려 했는데, 시간이 계속 엇갈려서리. 미안~^^;; 자세한 이야긴 다음에 합시닷!

08·06·25 05:00  

rhymer 인터넷에서 예측할 수 없는 한국의 광장의 상황을 접할 때 마다 네 생각이 났더랬다. 가서 편히 쉬다 오기는 영 글렀겠다는^^ 그래도 유학생활 1장을 마치고 1년만에 귀국한건데, 네 시간도 많이 갖고 편하게 잘 쉬다가 오길 바란다~ 그리고 편의시설과 문화시설이 근접한 곳에 이사하게된거 참 부럽다^^

08·06·30 03:42 삭제

wgblues 오랜만이다. 지금쯤이면 한국에 있는건가. 좋은 시간 보내고 오길 바란다. (신부님들과 촛불도 들고.^^) 중요한 심사 때문에 너무나 바빠서 통 연락하기 어려웠다. 이젠 내년에 있을 최종심사 하나를 마무리하면 모두 끝날 것 같구나. 모쪼록 정겨운 시간으로 가득채우고 복귀하길...

08·06·30 23:23 삭제

siwho 아, 한국 잠깐 들어오신다는 얘기는 종우한테 듣긴 했는데.. 지금쯤이면 서울하늘 아래 계시겠네요. 맛나는 음식도 많이 드시고, 보고팠던 분들도 많이 뵙고.. 마음도, 몸도 건강하게 지내세요~^^

08·07·01 16:28 삭제

finching 오니까 좋아?^^ (이런...짧게 쓰려고 했더니 코멘트는 10자 이상 쓰라네...? 무슨 답안지냐?)

08·07·02 14:17 삭제

laopassana rhymer/ 어..그렇잖아도 종로에서 볼 일이 많은데 잘됐지, 뭐. 음주, 영화관람, 쇼핑, 스터디, 집회 및 시위 등등 모다 원스탑으로다가!ㅋㅋ 남은 방학, 사이좋게 행복하게 지내라, 마눌님과 텍스트녀석들과 함께!^^;;

wgblues/ 네, 형 잘 지내셨는지요. 저도 연락 못 드렸네요. 네, 지금 한국에 있구요. 시차 때문에 약간 피곤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좋은 시간 보내고 있습니다. 중요한 심사를 잘 마치신 듯하여 기분이 좋습니다. 잠시나마 맛난 음식 드시며, 재미난 일 좀 하시며 피로 좀 푸시길 바랍니다. 남은 최종 또한 순조롭게 잘 풀리리라 확신합니닷!^^

siwho/ 잊지 않고 찾아주시어 따뜻한 환영의 말씀까지 남겨주시니 저로선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허락해주시리라 믿고, 잠시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스윽 끼어들겠습니다.^^;; siwho님도 무더운 여름 시원하고 건강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finching/ ㅋ 만날 문제 출제하시고 성적 산출하시는 분이 좀 그러셨겠습니다, 답안지 쓰는 기분이라... 오니까 좋습니다. 좋긴 한데, 부모님 빼고 나머지가 너무 낯설어서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미국에 있는 동안 집이 이사를 했거든요. 다른 건 그렇다쳐도 제 방 가구 배치 및 구도가 좀 맘에 안 들어서요..조만간 또(!) 가구와 책 등을 요리조리 옮기고 정리해야 할 듯싶습니다.^^;; 좋습니다, 매 끼니를 명절 식단으로 채우고 있고요, 친구들과 밀린 이야기도 나누고요, 또 고대했던 선생님과의 회합도 가능해졌으니까요.^^

08·07·03 11:05  

torest 오호..방학이 좋긴 좋구나,,^^ 나도 급 방학 부럽다..ㅋ
술이나 한잔 하게 연락이나 주지 그러셨어?ㅋ
벌써 미쿡에 돌아간건가? 즐..ㅋ

08·07·08 09:19 삭제

laopassana ㅋㅋ 방학이 너~무 길어서 이렇게 잠시 오게 됐으니 부러울 만도 하겠다. 시간이 좀 있으니까 출국 전에 함 봅시다. 내 연락함세~

08·07·0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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