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방학
 laopassana  | 2012·10·05 08:32 | HIT : 2,049 | VOTE : 447 |
가을학기 개강 이후 비교적 긴 연휴인 추수감사절까지 마냥 기다리기엔 꽤 힘들다고 판단했는지 이 학교엔 October/Fall break 라는 연휴기간이 있다. 10월 둘째주 월요일과 화요일 달랑 이틀이긴 하지만 경우에 따라 (대부분의 경우가 맞을 것이다) 금요일부터 쉴 수 있다고 가정하면 분명 그리 짧지만은 않은 휴식기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즈음엔 학기 또한 중후반부로 넘어가는 시점이므로 일종의 중간점검기간이 되기도 하니 이런저런 의미부여가 가능하기도 한 셈.

이전 학교가 있던 뉴욕주에서는 유대인들의 고유 명절 중 대명절을 모두 쉬었는데, 보통 9월과 10월에 몰려 있어 이를 일종의 가을방학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같다. 이를 대체할 만한 다른 '배려'가 없어 보이는 다른 주의 대학들은 대신 추수감사절을 일주일동안 좀 길게 쉰다고 하니 결국 수업일수는 얼추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조삼모사라 할지언정, 적응이 됐는지 두번의 하프타임이 '현재' 내겐 조금 더 나아보인다.

가을 학기 개강 이후 얼마 되지 않아 논문 지도 교수님으로부터 반가운 응답을 받았다. 따뜻하고 세심한 응답이어서 일단 다행이었고, 학위 취득 이후 계획 및 취업 예정지역의 독특한 상황과 긴밀히 연동된 논문의 기본골격과 취지--그래서 걱정을 꽤 했었으나-- 또한 아무 문제없이 통과되어, 이 정도면 아주 부드럽고 정확하게 첫단추를 끼운 것으로 자평할 수 있게 되었다.

꽤 오랫동안 그림을 그려왔던 주제와 분야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허락' 받게 되었으니 앞으로의 모든 과정과 최종 결과물 창출에 소요될 기간은, 그러므로, 전적으로 나(의 역량)에게 달려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선행 학자들이 차려놓은 푸짐한 식탁 위에서 주로 섭취하고 소화하기에만 전념했던 이차 소비자에서 이젠 무언가를 생산/주장하고 그에 대해 책임을 질 줄 아는 보다 더 사려깊고 신중한 일차 연구자로 나아가기 위한 수련과정에 입문한 것같은 기분이다. 그렇다면, 근면성실함과 과감함만이 하산의 시기를 말해줄 것이다.

낯선(?!) 사람들과 문화에 새로이 적응한답시고 정신없어 할 2년 뒤 고국에서의 역동적인 나날을 그려보며, 그럼 다시, 출바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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