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laopassana  | 2012·08·24 10:50 | HIT : 2,076 | VOTE : 400 |
논문 지도교수님의 장기간 부재 및 출타로 인해 코스웍 이후 자격시험 및 논문 주제 선정과 관련된 구체적인 일정을 그려나가는 데 조금 차질이 생긴 듯하다. 물론 이러한 상황을 예상하고 조금 더 일찍, 더 부지런히 움직였으면 낫지 않았을까 싶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문제해결에 썩 도움이 되지 않는 '가정법 후회' 문장이 되고 말 터.

학기가 시작되고도 며칠이 지난 지금 맘만 먹으면 언제고 만날 수 있으니 더 이상 궁시렁거릴 필요도 없을 듯도 싶고.

영화제 출품한다는 조카 녀석의 단편 영화 영문 번역 작업을 좀 도와주고, 먼 미래를 위해 페이퍼 하나를 무려 한 달에 걸쳐 쓰고 난 후 기력이 쇠해져 쉬엄쉬엄 방학을 즐기다 보니 3개월이 후다닥, 정말 거짓말처럼, 또다시, 지나가 버리고 개강을 맞이하고 말았다.

코스웍은 마무리됐지만, 들을 만한 혹은 듣고 싶은 과목 두어개가 있어 청강 결정. 내공들이 출중하시기도 하고, 내 관심분야와 궁합이 잘 맞는 듯도 해 즐겁게 수강을 할 수 있을 듯하지만, 왠지 모르게 논문 작성에 소요되는 시간이 조금 더 늘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치고 지나갔다.

4개월 만에 '본격적'으로 학생들 앞에서 떠들고 있는 것이 아직도 낯설다. 2년 전 최초 강의를 할 때만큼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개강 전날엔 역시나 첫 강의를 어떻게 (재미나게!)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총론과 각론 방안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었다.

보통 첫주 컴퓨터 랩실 수업에선 아이들에게 최근의, 혹은 전통적으로 '핫'한 이슈하나를 자유롭게 선택해 그에 대한 찬반의견을 묻는 짧은 에세이를 쓰게 하는데, 이번 학기 학생들의 반응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이전의 학생들은 대개 내가 제시해주는 다분히 논쟁적인 주제들, 가령 동성 결혼 합법화, 양성평등, 이민법 등등을 피해 자신이 선택한 조금은 '소프트'한 토픽을 가지고 글을 써나갔는데, 이번 학기엔 3분의 2 정도 되는 학생들이 제시된 토픽을 선택했을 뿐 아니라, 주장하고자 하는 논점 또한 상당히 '리버럴'한 수준이어서 새내기들이 이래도 되는 건가, 하며,'즐겁게 놀랄' 수 있다는 말의 참뜻을 깨닫고 새기는 중이다.


지도교수님이 응답만 해주시면 상당히 산뜻한 학기 초반이 되고도 남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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