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웍만 6년째
 laopassana  | 2012·05·11 11:38 | HIT : 2,675 | VOTE : 393 |
상황과 내용, 대상과 목적 등이 많이 다르지만, 순간 한국 영화 제목 하나가 떠오른다. [6년째 연애중]이었던가?

대학원 프로그램으로만 얼추 계산해보니 6년째다. 한국에서 2년, 미국 빙햄튼에서 2년, 그리고 이곳 퍼듀에서 또 2년.

학점 취득을 위한 생애 마지막 페이퍼를 제출해버렸으니 길고 긴 코스웍의 과정을 '공식적'으로 마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됐다. 'prelims'라 불리는 일종의 논문자격시험과 논문작성 그리고 심사. 한국에서 석사학위를 받을 땐 1년 밖에 소요되지 않았던 이 과정을 박사과정에선 얼마만에 소화할 수 있을까, 2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하고 잠시 희망적으로 생각해 보지만 워낙 다양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하니 속단은 금물.

코스웍이라는 단일 이벤트를 마무리하는 데 6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도 않고, 꽤 비정상적으로 보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 군데에서 6년간 코스웍을 통해 만난 텍스트, 주제, 사람들, 그들의 평가와 조언 등등을 놓고 보면, 오히려 내겐, 상투적인 표현을 빌자면, '축복받은 시간' 이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최근 박사논문의 큰 그림은 물론이고 세부적인 그림들이 속속 그려지고 있는데, 이는 어떤 특정 수업의 한 분야에서가 아닌, 6년 간의 코스웍 전반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얼핏 지리멸렬하게 지속된 것처럼 보일 수 있는 장시간의 코스웍에서 얻게 된 이러한 '확장'과 '연속'의 경험을 바탕으로 6년 간, 아니 훨씬 이전부터, 나름 치열하게 쌓아 온 일관된 고민의식을 논문 하나에 '모두' 종합할 수 있게 되어 신기하고 기쁘다, 지금으로선.

페이퍼 마감기한 연장 협상의 귀재 혹은 주특기는 이제 추억이 되어 멀어질 채비를 하는 것만 같아 약간 아쉽기도 하다만, 다음 단계에서 마주할 또다른 확장과 연속의 과정을, 그 '축제'를 기꺼운 마음으로 마주해야겠다.

그나저나, 영화 [6년째 연애중]의 결말은 해피엔딩이었던가? 6년째 같은 일이나 동일한 단계를 반복하면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 아니면, 6년 정도 해봐야 인생의 깊이와 풍요로움을 맛볼 수 있는지, 무엇에 대한 이야기였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송씨 현 시점에선 은의환향의 스멜이 풍기네요 축하드려요 첫키스만 50번째도 결국은 해피엔딩이었어요

12·05·26 04:06 삭제

laopassana '노동하는 인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다른 일을 피해 자족적 연구와 공부를 업으로 삼은 사람에게 '축하'라는 말은 어쩐지 찰떡궁합이 아닌 듯만 해서 좀 창피한 감이 드는 건 사실. 여튼, 쌩유고, 송선생도 잼나게 공부하시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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